저자인 니콜라스 다비스는 헝가리 태생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박스이론의 창시자입니다. 그래서 250만 달러를 벌어들인 그의 박스 이론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월가의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 수익을 내기 위해 겪은 온갖 시행착오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1. 그가 겪은 시행착오

 

저자는 공연비 대신 받은 주식이 50센트에서 1달러 90센트로 오르는 바람에 800달러의 순이익을 거두며 주식의 세계로 뛰어듭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가 그러하듯, 그는 지인의 추천, 주식 중개인이나 전문가의 의견, 경제지 기사만 보고 투자하는 소위 '묻지마 투자'를 했고 결과는 당연히 신통치 않았습니다. 캐나다에서 뉴욕으로 오고 난 후 아주 작은 이익을 내긴 했지만 그나마 이것도 당시 활황장 덕분이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무렵 그는 책, 주식시장, 주식정보기관 등록, 경제신문 스크립트 등을 통해 주식 공부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확고한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한 채 시행착오만 겪고 있었습니다. 그가 겪은 시행착오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투자 정보지에서 '에머슨'이 35달러 가치가 있다고 해서 12.5달러에 매수했으나 5.75달러까지 하락함.

② 이후 단기 매매에 집착하며 잦은 매매를 하지만 수익은 별로임. 작은 이익만 쫓다가는 파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음.

③ 장외주식에도 기웃거렸지만, 그들만의 리그였음.

④ 내부자 거래도 따라 함. 그러나 기업의 이사는 기업 내부사정을 잘 알진 몰라도 시장 상황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모른다는 것을 깨달음.

⑤ 정보를 철석같이 믿다가 큰 손실 남

 

이렇게 손실만 보고 있던 와중에 사놓고 잊고 있었던 종목에서 큰 수익이 났습니다. 여기서 '한 번에 여러 종목을 단기적으로 거래하는 것보다, 하나의 상승 종목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느꼈고, 기업보고서, 대차대조표 등 재무제표, 우량주, 저평가주, 전문가 선호 종목 등의 가치투자 방식을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존스 앤 러플린'이란 종목에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망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고, 절망감으로 상승추세에 있던 종목을 기본적 분석 없이 매수하여 운 좋게 손실의 절반가량을 회복하게 됩니다.

 

'나는 주식투자로 250만불을 벌었다'의 책 표지

 

2. 가치 투자에 대한 회의

 

저자는 이러한 일련의 행보에서 가치투자에 대한 회의를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기업 이사가 자사 주식을 매입했다는 보고서가 보이면 따라서 매수하고, 매도했다는 보고서가 있으면 따라서 매도했지만, 정작 수익률은 별로였다는 내부자 거래 일화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즉, 그 기업을 가장 잘 알고 있어도 시장 상황을 모르면 수익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 시장 상황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듯했는데요. 기업에 대한 기본적 분석, 루머, 기타 모든 정보는 전부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주식의 가치는 곧 시세'라고 강조한 사실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그래서 그는 앞서 말한 모든 정보를 배제한 채 차트상의 주가 흐름과 거래량만 분석함으로써 큰 이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그가 기업을 둘러싼 각종 정보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이유는 해외 공연을 하면서 투자한 경험 때문입니다. 저자가 나이트클럽 공연 대가로 주식을 받은 때가 1952년이었습니다. 따라서 외국으로 공연을 나가면 주식 투자를 위해 중개인과 전보를 주고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때는 시세정보와 거래량만 가지고도 큰 이익을 거두었지만, 정작 뉴욕으로 돌아와선 다시 예전처럼 손실의 나날을 보냈던 것이죠. 그래서 주식 투자를 할 때는 정보가 없어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주가지수는 참고만 하고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손절선을 정해 놓고 그 이하로 주가가 하락하면 '자동 손절매'를 함으로써 주가 하락에 대응하였습니다.

 

3. 박스이론

 

박스이론을 한마디로 말하면 '추세매매' 혹은 '전고점 돌파 후 눌림매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소 평균 거래량보다 큰 거래량을 보이는 종목을 주목하였는데요. 박스권을 형성하며 움직이던 주가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하여 상승추세에 진입하면 전고점을 돌파할 때 매수하고 지지선을 이탈하면 즉시 매도하는 기법입니다. 매도는 저자도 자유롭게 하지 못해서 자동 손절매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자동 손절매는 박스이론의 핵심이라고 보입니다. 매수 당시 적정 손절가에 미리 자동 매도를 걸어 두고는 주가가 상승하는 정도에 따라 자동 매도가도 같이 높여 갑니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매도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상승추세에서는 절대 매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가가 천정을 치고 꺽여서 자동손절선까지 내려오면 그때 자연스럽게 자동 매도가 되고 수익 실현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다가 보유한 모든 종목이 자동 매도가 되면 그것이 약세장의 시작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약세장이라고 판단되면 현금을 손에 쥐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끝나는 신호만 살피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박스권 차트
박스권 차트

 

이런 방식으로 투자하면 특별히 시장 상황을 예민하게 살피지 않아도 시장에 순응하는 투자를 할 수 있고, 기업의 내부 정보를 몰라도 알고 있는 사람과 유사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저자는 밝힙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낀 점은 욕심을 어느 정도 비우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최고의 수익에서 꺾여 내려올 때 매도하였음에도 놓친 수익을 아쉬워하지 않고 본인이 거둔 이익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손실 처리된 자동 매도는 '보험을 들어 놓은 덕택에 더 큰 손실을 막아서 다행이다'라는 자세를 보이고요. 손절 당한 후에 높이 날아가는 종목을 보면서  '주식 또한 사람처럼 가지각색이므로 나랑 안 맞는 주식에는 미련을 갖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상승세에 올리타고, 수익은 길게, 손실은 짧게, 자동 매도는 항상 주가와 연동

 

사족 :

 

근데 윌리엄 오닐은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책에서 자동 매도로 수익을 실현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수익을 최대한으로 실현할 수 없으니 정확한 매도 시점을 찾는 연습을 해야만 한다고 하는데요. 글쎄요. 이건 '누가 옮고, 누가 틀렸는가?' 라는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 같습니다. 본인의 적성에 맞고 본인이 끌리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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