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컵라면을 가리키는 말은 '다쉬락'입니다. 바로 우리나라 즉석라면인 '팔도 도시락'을 말하는 것입니다. 한 회사의 상품명이 보통명사화될 정도로 팔도 도시락의 점유율은 어마어마한데요. 팔도 도시락 외에도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산 식품들이 있습니다.

 

 

 

 

1. 팔도 도시락

 

팔도 도시락은 1990년대 초 러시아 보따리 상인이 가지고 들어가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사각형 모양으로 생겨서 흔들리는 배나 기차 안에서도 흘리지 않고 먹을 수 있고, 약간 칼칼한 맛은 러시아 수프 맛과 비슷해 급속도로 러시아인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팔도는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에도 불구하고 철수하지 않고 지속해서 마케팅을 계속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인들로부터 의리를 지킨 기업으로 기억되며 마침내 러시아의 국민 라면 자리에 올랐습니다.

 

팔도 도시락의 성공비결은 철저한 현지화에 있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의 입맛을 분석하여 치킨 맛, 버섯 맛, 새우 맛 등 다양한 라면을 출시하였습니다. 또한 마요네즈를 좋아하는 점을 반영하여 마요네즈가 들어가 있는 도시락 플러스를 출시하는 등 직접 발로 뛰며 현지인의 입맛을 분석한 결과가 점유율 60%로 나타난 것입니다.

 

2. 오리온 초코파이

 

역시 1990년대 초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에 의해 유명해진 케이스입니다. 보따리 상인들이 가지고 간 초코파이가 러시아 현지에서 유명해지자 오리온은 1993년부터 러시아에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트베리와 노보 두 곳에 공장을 가동하여, 연간 10억 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초코파이 특유의 달콤함으로 러시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는데, 2011년에는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이 초코파이를 앞에 두고 차를 마시는 사진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대통령도 즐기는 간식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보따리 상인에 의해 러시아에서 히트친 초코파이
보따리 상인에 의해 러시아에서 히트친 초코파이 <출처 : 위키백과>

 

3. 오뚜기 마요네즈 골드

 

고소한 맛이 일품인 오뚜기 마요네즈도 러시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인들은 추운 지역에 사는 까닭에, 지방이 들어가 있는 식품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지방이 들어가 있으면서 고소한 맛을 내는 마요네즈를 특히 좋아한다네요. 러시아인들은 마요네즈를 '잘라또이'라고 부릅니다. 잘라또이란 금이라는 뜻입니다. 오뚜기 마요네즈 골드라는 상호의 끝부분인 골드를 따서 부르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러시아에서 노란색 뚜껑은 마요네즈의 상징으로 통합니다.

 

러시아인들의 마요네즈 사랑은 유튜브에서 떠도는 동영상에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팔도 도시락에 소시지와 마요네즈를 넣어서 같이 먹는 것인데요. 보기에는 이상해 보이지만, 의외로 맛있다고 합니다. 고기와 빵을 먹을 때도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등, 러시아에서 마요네즈 지위는 우리나라의 고추장에 맞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4. 롯데칠성의 밀키스와 레쓰비

 

러시아는 '식음료 업체의 무덤'이라고 불립니다.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 하이네켄, 다농 등 글로벌 식음료 업체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공장을 폐쇄한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롯데칠성의 밀키스와 레쓰비가 살아남아 러시아인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밀키스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음료입니다. 지금의 중장년세대에게 밀키스는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싸랑해요! 밀키스'를 외친 주윤발 아저씨를 떠올리게 합니다. 암바사와 밀키스의 대결 구도도 있었고요. 그때도 탄산음료에 우유를 섞은 음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후 콜라에 밀려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사라졌지만, 그 인기는 러시아로 옮겨갔습니다.

 

우유가 섞인 탄산음료라는 독특한 콘셉트에 파인애플·복숭아·오렌지·망고 등 총 11가지 맛을 선보이며 밀키스는 그야말로 순풍에 돛을 달 수 있었습니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맛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맛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여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는데, 이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다양한 구색으로 러시아에서 살아 남은 밀키스
다양한 구색으로 러시아에서 살아 남은 밀키스 <출처 : 롯데 공식 블로그>

 

파란 캔으로 익숙한 레쓰비도 러시아의 캔커피 시장을 파고들어 성공한 제품입니다. 캔커피보다는 믹스커피를 선호하는 러시아 사람들의 성향과 추운 날씨 탓에 냉커피를 즐기지 않아 초기에는 고전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온장고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상황은 반전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의 러시아에서 온장고 덕분에 사계절 내내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면서 레쓰비의 판매는 급성장하였습니다. 이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레쓰비 마일드 외에 아메리카노, 아라비카, 에스프레소, 모카, 초코라떼 등을 출시하면서 러시아 시장을 더욱 공고히 굳힐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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