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그게 뭔데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와요?
알짜기업이란 말로도 모자란 롯데그룹의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습니다. 동양카드를 인수한 롯데카드와 대한화재를 인수한 롯데손해보험은 이제 또 다른 주인을 찾아야 하는 운명인데요. 그렇다고 이들 회사가 영업 부진에 빠진 것도 아닙니다.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건실한 우량기업입니다. 특히 롯데카드는 안 가지고 있는 엄마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다면 롯데그룹 입장에선 팔기 싫은 기업을 억지로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지주회사 때문입니다.
1. 지주회사란?
지주회사란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회사로서, 자산총액이 1천억 원 이상이어야 합니다. 영어로는 '가지고 있다'는 뜻의 '홀딩 컴퍼니(holding company)'입니다. '○○홀딩스'라는 회사들을 보신 적이 있으시죠.
지주회사는 사업유무에 따라 주식만 가지고 있는 순수지주회사와 다른 사업도 같이 하는 사업지주회사로 나뉩니다.
종사하는 업종에 따라 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일반지주회사와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로 나뉩니다. 이것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분리정책에 따른 것입니다.
지주회사의 형태는 하나의 지주회사가 여러 개의 자회사를 가지고 있고, 이 자회사가 소유한 회사인 손자회사까지도 지주회사가 지배합니다. 그러다 보니 소수의 지분만으로도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 처음에는 지주회사를 금지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시절 대기업들은 소위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였습니다. A 기업이 B 기업을, B 기업은 C 기업을, C 기업은 다시 A 기업을 지배하는 방식을 통해, A기업을 지배할 수 있는 소수의 지분만으로도 전체 기업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자, 이 방식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였습니다. 한 기업이 도산하면 순환출자의 구조상 연쇄도산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1999년에 지주회사를 허용하기에 이릅니다.
2. 지주회사의 장점
그러나 앞서 말한 지주회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둡니다. 우선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상장기업의 경우 30%, 비상장기업의 경우 50%까지 확보해야만 합니다. 또한 자회사 간 서로 지분을 가지는 것을 금지하였고, 자본총액보다 2배 이상 많은 부채를 쓰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 규정 때문에 지주회사는 무분별하게 자회사를 편입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빌릴 수 있는 돈의 한도가 처음부터 자기자본의 2배라고 딱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래서 재계에서는 자회사 지분취득비율을 현행 30%에서 20%로 낮춰달라고 건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주회사는 형태가 지주회사 -> 자회사 -> 손자회사로 되어 있어 지배구조가 단순하고 투명합니다. 또한 자회사끼리 출자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한 회사의 위기가 다른 회사로 전이되지 않습니다. 부실회사가 생기면 그 회사만 정리하면 그만입니다. 이 때문에 재무제표만 가지고도 기업의 실적을 평가하기가 매우 쉽습니다.
3.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왜 매물로 나왔나?
몇 년 전 롯데그룹에서 일어난 '왕자의 난' 때 롯데그룹의 복잡한 소유구조를 본 기억이 있으실 것입니다. 롯데그룹은 복잡한 소유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지주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말했듯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가지고 있으면 안 됩니다. 더군다나 롯데호텔을 지주회사체제로 편입하려면 막대한 자금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매물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삼성그룹은 왜 삼성생명을 가지고 있는 건가요? 그 답은 삼성은 아직 지주회사체제로 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현대캐피탈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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