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효과 때문에 물가가 안오른다고요?

새로운 것이 도입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기심과 함께 거부감도 동시에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터넷 뱅킹이 처음 시작될 때도 그랬습니다. 이체와 같은 돈거래는 은행에 직접 가서 해야지, 중간에 해킹으로 누가 가져갈지도 모르는 인터넷으로 은행 업무를 본다는 것이 영 마뜩잖고 걱정스러웠거든요. 뒤이어 전자상거래가 도입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건이라는 것은 자고로 내가 직접 보고 만져본 뒤 사야 하는 것인데, 클릭 몇 번만 하면 2~3일 뒤에 물건이 배송되는 시스템은 영 낯설었습니다. '이게 과연 성공할까?'라는 생각으로 고개를 갸웃거릴 때 미국에서 아마존이라는 인터넷 서점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였고요.

 

 

목차

1. 아마존의 전략

2. 아마존 효과

 

 

1. 아마존의 전략

 

아마존의 성장 전략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최저가와 고객경험만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비용을 절감하여 가격을 낮추고 고객을 유인한 후,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맛보게 하여 더 많은 고객을 불러들이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수익은 다시 재투자하거나 아니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데 쓰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기업 규모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고 합니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작 게임을 89% 할인율로 판매하는 등, 지금도 아마존의 할인 판매 방식은 유명합니다. 이러한 최저가 전략은 1995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할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 시절에도 신간을 40%까지 할인 판매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물류에 투자하여 고객들이 계속 증가해도 여전히 빠른 배송을 유지하도록 했고요. 이때 투자한 물류 시스템 덕분에 책 이외의 다른 분야까지 계속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고, 이후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고객들이 계속 몰려들자 안정적인 온라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하여 서버에 투자하였는데, 이것은 나중에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홀마트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시장으로 진출한 아마존은 콘텐츠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산업 영역을 가리지 않아 여기저기서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형편입니다.

 

아마존 닷컴

 

2. 아마존 효과

 

이러한 최저가 전략은 비단 아마존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통단계 축소나 비용 절감을 통해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흔히 펼치는 마케팅 수단입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서 좋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문제가 발생합니다.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의 생산도 활발해집니다. 그러면 고용도 당연히 증가하게 되겠죠. 적당한 물가 상승도 일어나고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기의 상승국면에서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시중에 돈이 점점 많이 풀리고 물가도 계속 올라가서 조만간 금리를 올려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자상거래 업체, 콕 집어서 아마존이 최저가 정책을 펼치면서 이런 공식이 먹혀들지 않게 됩니다. 소비는 분명히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물가는 올라가지 않고, 기업들의 이윤도 줄어들며 따라서 근로자들의 임금도 하락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른바 '저물가 미스터리'라고도 부르는 이 현상을 가리켜 '아마존 효과'라고 합니다.

 

아마존 효과란 온라인 판매가 급증함에 따라 오프라인 업체들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온라인상에서의 최저가가 소비자들에게 일종의 기준 가격으로 받아들여짐으로써, 기업들의 경쟁은 심해지는 반면 하락하는 상품 가격으로 인해 기업의 이윤은 줄어들게 됩니다. 기업의 이윤이 하락함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 또한 하락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로 인해 경기가 좋아지고 소비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오르지 않는 '저물가 미스터리'라는 기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을 최저가의 대명사인 아마존의 명칭을 따서 '아마존 효과'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소비가 기업,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

 

저물가 미스터리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2018년 12월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상품 판매 비중이 1% 증가할 때마다 식료품과 에너지 지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0.2~0.3% 하락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약 7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쯤 되면 무조건 최저가만 찾는 것도 능사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같은 품질이면 싼 게 좋은데.... 기업의 이윤과 근로자의 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한 선을 찾아 최저가 정책을 펼치는 방법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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