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전세 계약 기간인데 도중에 집주인이 바뀌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저희 부모님 세대는 단칸방에서 수저 하나씩만 가지고 신혼을 시작한 세대입니다. 월세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마침내 내 집을 마련할 때까지 대부분 많은 이사를 다닐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집 없는 서러움도 많이 겪었다고 합니다. 저희 부모님도 마찬가지 경험을 갖고 계시지만, 다행히 전세보증금을 떼인 경험은 없었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의 전세 계약이 아직 만료되지 않았는데, 집주인이 바뀌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당연승계제2. 세입자가 주의해야 할 점
1) 세입자는 중간에 이사갈 수 있는가?
2) 이미 설정한 전세권은 어떻게 해야 하나?
3)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면?
4) 기타 다른 변경사항이 생기면
1. 당연승계제
전세나 월세의 계약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집주인이 바뀐다면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내 전세보증금은 어떻게 될지 걱정도 되고요. 그러나 이사 올 때 전입신고만 제대로 했다면 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당연승계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당연승계제란 집주인이 바뀌면 새로운 임대인은 이전 집주인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새 임대인과 세입자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당연승계제에 의해 새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내줄 의무를 지니며 동시에 월세를 받을 권리도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집주인이 바뀌었더라도 전입신고만 제대로 해 놓았다면 계약 기간 동안 그냥 살면 됩니다.
만약 새로운 집주인은 이전 임대인이 가지고 있었던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특약사항을 새 임대인과 체결했다 하더라도, 이것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의해 효력이 없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이전 집주인과 새로운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면 주택의 경우 자동으로 2년간 계약이 연장됩니다. 이를 가리켜 '묵시적 갱신'이라고 하는데요. 이 묵시적 갱신으로 계약이 연장된 상황이라도 당연승계제는 적용됩니다. 그래서 이 경우도 그냥 살면 됩니다. 문제는 전입신고를 안 했을 때입니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세를 살고 있다면 바뀐 임대인에게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새 집주인과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는데요. 때에 따라서는 불리한 계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새 임대인이 집을 사면서 은행 대출을 먼저 받았다면, 제 전세보증금이 은행의 저당권보다 후순위가 되어 유사시 전세보증금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세입자가 주의해야 할 점
1) 세입자는 중간에 이사갈 수 있는가?
이렇듯 전입신고를 해놓은 세입자는 별걱정을 안 해도 됩니다. 그러나 새로 바뀐 임대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세입자 마음대로 이사갈 수는 없습니다. 이것도 당연승계제 때문입니다. 계약 기간을 채운 후 나가야 합니다. 다만, 계약기간이 다 되기 전에 주택이 경매 된다면, 기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전세보증금에 대해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2) 이미 설정한 전세권은 어떻게 해야 하나?
기존에 설정한 전세권은 물권이므로 집주인이 바뀌어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집이 없어진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굳이 전세권을 새로 설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혹시 새로 설정한 전세권이 새 임대인이 대출받은 저당권보다 늦기라도 하면 후순위로 밀릴 위험성도 있으니깐 그대로 놓아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3)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면?
새로 바뀐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면서 계약서를 새로 쓰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계약서를 새로 쓰면 절대로 안 됩니다. 그러면 기존의 대항력을 잃어버리고 은행 저당권의 후순위로 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새로 오르는 만큼의 전세보증금이나 월세에 대한 계약서만 따로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전세보증금이 1억 원인데 2천만 원을 올려달라고 하면, 2천만 원에 대한 계약서만 따로 작성하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를 받으면 됩니다. 그러면 기존 1억 원에 대한 계약서와 2천만 원에 대한 계약서 2장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는,
새 집주인이 은행 대출을 받고 집을 샀다면 우선변제 순위가
① 1억 원의 전세보증금
② 은행 저당권
③ 2천만 원의 전세보증금
순서로 되어서, 기존 1억 원에 대한 전세보증금은 확실히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시면 이 계약서에 대한 확정일자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4) 기타 다른 변경사항이 생기면
기존 계약서에 특약 형식으로 추가하시면 됩니다.
어떤 경우에서든 전입신고를 하신 세입자는 기존 계약서를 폐기하고 새로운 계약을 하시면 안 됩니다. 새 집주인이 대출 없이 본인 자금으로만 집을 매입하였다면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 대개는 대출을 끼고 사기 마련이거든요. 그럴 경우 전입 신고된 세입자의 유일한 무기는 기존 '전세계약서'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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