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게 해주는 다양한 지표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금리 차이 즉, 장단기 금리 차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차이가 축소되면 경기 전망이 어둡다던데... 이번에는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두 금리의 차이가 왜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데 유용하게 쓰이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장기금리와 단기금리란?

 

용어에 나와 있듯이 장기금리란 돈을 오래 빌려 줄 때 받는 금리이고, 단기금리는 짧은 기간을 빌려 줄 때 받는 금리입니다. 그럼 장기와 단기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교과서적으로는 1년 미만을 기준으로 장기와 단기를 나누지만 통상 2~3년 물까지도 단기로 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장기금리로는 국공채와 회사채가 있고 단기금리는 콜금리, CD 금리, CP 금리가 있습니다.

 

 

 

2. 장기금리가 일반적으로 높은 이유

 

금리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에 비해 높은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간이 길어질수록 빌려준 원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신용도와 관계가 있습니다. 오늘 빌려줘서 내일 받는다면 30년 후에 받는 것보다 돈 떼일 염려가 그만큼 적어지니깐요. 대출기간이 길면 그 중간에 어떤 위험이 일어날지 모르니깐 그 위험까지 이자를 계산할 때 넣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기간이 길어지면 도중에 자신이 돈이 필요한 상황에 부닥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유동성 위험과 관계가 있습니다. 세상사 알 수 없는 일이고, 앞으로 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긴 시간 돈을 빌려주면 중간에 나 자신이 돈이 필요한 상황이 얼마든지 올 수 있습니다. 그러한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빌려주는 것이라면 당연히 이자라도 비싸게 받아야 합니다.

 

셋째, 인플레이션의 위험 때문입니다. 우리의 지난 과거는 항상 인플레이션과 함께 해왔습니다. 그래서 미래에도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면 10년 20년 후 자신이 돌려받을 원금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만 원을 가지고 시장에 갔을 때와 1980년 대에 만 원을 가지고 시장에 갔을 때를 비교하면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의 양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납니다. 짜장면이 450원 하던 시절이니 단순 계산만으로도 그때의 만 원은 지금의 10만 원과 똑같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10년 20년 후에 자신의 원금 가치를 지금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물가상승률만큼 금리를 책정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살펴보니 장기금리에는 금리의 4가지 구성요소가 모두 들어 있군요. 이 외에도 하나 더 생각할 것은 장기금리의 총 이자금액 또한 높습니다. 예를 들어, 집을 구입하기 위해 1억 원을 30년 동안 연 3%의 고정금리로 대출받았다면, 대출받은 자가 부담해야 할 총 이자는 9천만 원에 달합니다. 30년 동안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원금에 맞먹는 후덜덜한 금액입니다.

 

그럼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선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어 좋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고, 빌리는 사람 입장에선 이자 내는 것이 부담인 장기금리를 왜 이용하려는 것일까요? 빌려줘도 위험이 적다고 판단하고, 빌리더라도 전부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즉,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경기를 긍정적으로 판단하면 장기금리를 많이 이용하게 되는 것이고 그러면 장기금리는 올라가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장기금리는 미래의 경기를 전망하는 척도로도 활용됩니다.

 

3.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

 

경기 전망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1998년 IMF 위기가 왔을 때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높이 올라간 적이 있었습니다. 당장 내일 돌아올 어음 막는 것이 급한데 10년 20년 앞을 걱정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죠. 너도 나도 돈을 빌리러 다니니 단기금리가 자꾸 치솟아 장기금리를 추월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이런 식의 금리 역전이 일어나면 어김없이 안 좋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위에서 말한 1998년 IMF 사태 외에도 1990년 미국의 대부 조합 사태, 2000년 IT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도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있었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면 사람들은 걱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또 뭔 일이 벌어지나 싶어서요.(10년마다 뭔 일이 벌어졌네요. 올해가 2018년인데...)

 

일반적으로 정부는 정책금리를 조절해서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데, 대개의 경우에는 정부의 의도에 따라 시장금리가 움직이긴 합니다. 그런데 정책 금리가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은 무위험수익률에 국한될 뿐이라서, 위험프리미엄이 아주 큰 경우에는 시장금리가 정책금리와는 상관없이 움직이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내가 죽게 생겼는데 정부가 하는 말 다 들어가면서 일할 여유가 없는 것이죠.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나는 또 다른 원인은 수요공급의 수급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보험회사 같은 경우엔 30년 물 이상의 채권에 돈을 묻어 놓습니다. 자꾸 이런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니 장기물 공급이 부족해지고, 장기물이 부족해지니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고, 채권 가격이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계속 몰리고, 그래서 이자를 조금만 주겠다고 하는 데도 사겠다는 수요가 줄지 않아 채권금리는 자꾸자꾸 내려가고.... 이런 식으로 장기금리가 내려가는 것입니다. 또한 요즘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같이 연계되어 있다는 점도 작용합니다. 국고채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높은 나라로 돈이 이동한다는 것이죠. 이것은 경기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더 높은 이익을 쫓기 위한 자연스러운 흐름이기 때문에 이런 수급적인 요인이 있다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당연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그 시스템에 뭔가 이상이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기회가 있습니다. 기회는 항상 위기 속에 있는 것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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