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 30일 금리를 1.5%로 올린 이후 11개월째 제자리입니다. 반면 미국은 올 3월과 6월 두 번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 1.75~2% 수준입니다. 상단을 기준으로 0.5%의 금리 차가 있고 향후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진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자본이 이탈하는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과의 금리 차가 1%p까지 벌어지는 상황이 오면 자본이탈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데... 왜 그럴까요? 왜 아직까진 괜찮은데 1%p 차이가 나면 돈이 이동할까요? 지금은 한미 간 금리 차이로 인한 충격을 환율이 어느 정도 막아주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금리와 환율 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환율 이야기

 

금리와 환율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환율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환율인상/인하, 평가절상/절하, 돈의 가치가 올라간다/ 내려간다’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들 간의 관계부터 먼저 알아보죠.

 

1달러를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물건이라고 생각해보겠습니다. ‘Made in America’가 찍혀 있는 미국산 제품인 ‘1달러’를 사려고 합니다. 가게에 ‘1달러’를 사러 가니 1,000원을 달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비싼 것 같아 다음에 사려고 그냥 돌아갔습니다. 며칠 뒤 다시 그 가게에 가서 ‘1달러’를 사려고 하니 이번에는 1,200원을 달라고 합니다. 그사이 200원이 올랐습니다.

 

1,000원에 살 수 있던 물건을 1,200원에 사야 하니 가격이 인상된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환율인상’이라고 합니다. 이는 곧 내가 가진 화폐의 가치가 내려간 것을 말하는 것으로 ‘평가절하’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환율인상 = 평가절하 = 돈 가치가 떨어졌다.

환율인하 = 평가절상 = 돈 가치가 올라갔다.

금리와 환율

 

2. 금리와 환율과의 관계

 

자본주의 사회 질서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원리는 수요와 공급입니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적으면 가격이 내려가는 이 원리가 환율 시장에도 적용됩니다.

 

우리나라가 금리를 갑자기 10%로 올렸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지금 미국금리가 2%인데, 미국 사람이 우리나라에 돈을 들고 와서 저금하면 가만히 앉아서 8%의 추가 이익을 얻는 셈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달러를 가지고 너도 나도 우리나라로 달려오겠죠.

 

그런데 아시다시피 달러로는 우리나라에 와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합니다. 지금까진 달러-원 환율이 1달러당 1,0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달러를 가지고 원화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래서 원화를 파는 상인이 10센트를 올려서 1,000원에 1달러 10센트를 달라고 합니다. 그래도 사려고 합니다. 20센트, 30센트 이런 식으로 올려서 1달러 60센트가 되니 비싸다고 안 사려고 합니다. 그래서 상인은 1달러 50센트에 1,000원을 팔기로 하고 가격표를 재조정합니다. 아시다시피 외환시장은 1달러당 얼마로 한화를 표기해야 하니 1,000원당 1달러 50센트를 1달러로 조정하니 660원이 나옵니다. 그래서 상인은 다음과 같이 가격표를 다시 내겁니다.

 

1달러당 1,000원 -> 1달러당 660원

 

환율 거래 이해에 도움을 주는 사진

 

환율이 인하(평가절상, 돈 가치가 올라감)되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 하나. ‘금리가 올라가니 환율이 내려간다.’라는 것입니다. 그럼 얼마까지 환율이 내려갈까요? 이론적으로는 두 국가 간 금리차이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자 금액만큼 내려갑니다. 지금 한미 간 금리차이가 0.5% 나지만 자본이탈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달러-원 환율 때문에 이 정도 금리차이로 실질적인 이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이동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점점 더 금리차이가 벌어지면 어느 시점에 분명히 환율로도 커버할 수 없는 때가 올 것이고 그때를 걱정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금리와 환율은 반비례 관계지만 꼭 그렇지도 않을 때가 있습니다. 지나친 고금리는 위험신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금리가 약 20%입니다. 우리나라와는 18.5%나 되는 금리 차가 있습니다. 여러분 같으면 이 금리 차를 이용해서 이익을 얻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투자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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