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사람에게 돈을 빌려서 누구에게 얼마를 빌렸는지 기억을 하지 못하거나, 혹은 채무 액수를 착각하여 다 갚았다고 생각하고 돈 빌린 사실을 잊고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한참 지난 후 갑자기 채무를 상환하라는 통보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도 잘 나지 않는데다 증거 또한 부족한데 채권자의 말대로 갚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채권자의 말을 그냥 무시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채권의 소멸시효를 법률로 보장함으로써 채무자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1. 채권 소멸시효란?

 

돈을 빌려간 채무자가 약속한 기일 내에 변제를 하지 않는다면 채권자는 여러 가지 조처를 하게 됩니다. 채무자를 직접 만나서 돈 갚으라고 따지기도 할 것이고 아니면 채무자를 상대로 지급명령신청이나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채무자의 재산에 가압류 설정을 하기도 합니다. 돈을 회수하기 위한 이러한 채권자의 행위들을 법률 용어로 ‘추심’ 혹은 ‘채권추심’이라고 부르는데요. 문제는 채권자가 채권추심 절차를 하지 않았을 경우입니다.

 

채권자가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다가 몇 년이 지난 후 갑자기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한다면 채무자 입장에선 당연히 갚아야 할 돈은 맞지만 당황스럽긴 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채무자의 기억에서도 사라진 빚이 다시 생겨난 것이니까요. 그래서 법에서도 채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장기간 행사하지 않았다면 그 권리를 박탈하는데요. 이를 소멸시효라고 부릅니다.

 

2. 소멸시효 시작

채권의 소멸시효는 빌린 돈을 갚기로 한 변제 일자에서 시작합니다. 민법 제166조 제1항에는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여기서 '권리를 행사하는 때'가 바로 변제 일자를 말합니다. 따라서 채권자가 빌려준 돈을 받는 날이 소멸시효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3. 소멸시효 완성

 

1) 채권별 소멸시효 기간

일반적인 민사 채권은 10년, 상거래와 관련된 상사채권은 5년, 물품 대금이나 공사대금, 용역 대금, 임금, 이자, 보험금 등은 3년, 음식값, 술값, 숙박료 등은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어 1년입니다.

 

2) 소멸시효 중단 조치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채권을 추심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이를 막기 위해선 독촉, 지급명령, 민사소송,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승인 등의 방법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소멸시효는 중단되고 소멸시효를 새로 계산합니다(민법 제168조, 제178조 제1항).

 

▶ 독촉을 하면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가압류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멸시효를 중단시키지 못합니다.

▶ 승인이란 채무자가 변제일을 늦춰 달라거나 대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등 채무를 인정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4. 소멸시효 중단 확인 방법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채권자가 그동안 지급명령신청, 민사소송, 압류, 가압류 등을 신청했는지 보는 것입니다.

 

1) 법원 방문

가까운 법원 민원실에 직접 방문하여 위에 나열한 소멸시효 중단 조치 중에서 본인에게 제기된 것이 있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입니다. 만약 있다면 그 시점부터 다시 소멸시효 기간을 계산해야 합니다.

 

2) 법원 홈페이지

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portal/main.jsp)에 있는 ‘나의 사건검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홈페이지 상단 메뉴에서 ‘정보 > 사건검색 > 나의 사건검색’으로 들어가신 후 ‘인증서로 검색’ 탭에서 주민등록번호와 공동인증서로 인증하시면 됩니다. 조회 목록에서 사건 종류별로 접수일을 확인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검토하시면 됩니다.

 

법원 홈페이지
법원 홈페이지

 

5. 항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에도 소장을 받았다면 채무자는 법원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항변을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라는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고 그렇게 된다면 빚을 갚아야만 합니다. 채권자로부터 채무자를 어느 정도 보호하기 위해 소멸시효를 만들었듯이 채무자 또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항변을 재판에서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만약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에도 끊임없는 빚 독촉을 받는다면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라디오 속 생활경제/부동산] - 아직 전세 계약 기간인데 도중에 집주인이 바뀌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직 전세 계약 기간인데 도중에 집주인이 바뀌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저희 부모님 세대는 단칸방에서 수저 하나씩만 가지고 신혼을 시작한 세대입니다. 월세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마침내 내 집을 마련할 때까지 대부분 많은 이사를 다닐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과

ecodang.tistory.com

 

 

[라디오 속 생활경제/부동산] - 집주인이 법인이면 전세계약을 해도 될까?

 

집주인이 법인이면 전세계약을 해도 될까?

전세를 들어가려면 집주인과 계약을 합니다. 그럴 때 보통은 개인이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개인과 계약을 맺는데요. 그런데 가끔은 소유주가 개인이 아니라 법인 명의로 되어 있는 집

ecodan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