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추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제시 리버모어는 약 100년 전의 사람입니다. 즉, 추세추종 전략 또한 100년이 된 고전적인 기법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주식 시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화된 기법이기도 합니다. 기법이라기보다는 주식 시장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는 편이 더 맞을 것도 같습니다. 제시 리버모어의 철학과 주식 매매 전략에 관해 쓴 피라미딩 전략을 읽었습니다.

 

 

 

 

1. 주식 투자를 하는 태도

 

1) 심리적 시간

주식 투자의 대가가 되기까지 3번의 파산을 겪었고, 말년에 공매도 실패로 인한 4번째 파산을 이기지 못하고 비운의 결말을 쓴 제시 리버모어는 누구보다 시장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에서는 같은 내용을 여러 번에 걸쳐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인내심, 타이밍, 위험신호, 손절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제시 리버모어는 매수 시점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큰 수익을 보기 위해선 추세를 형성하기 시작해서 상승을 위한 주가의 동력이 매우 강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매수를 해야 하는데, 이 시점을 '매매 개시 시점' 혹은 '심리적 시간'이라고 불렀습니다.

 

심리적 시간에 매수를 하게 되면 매매 시작부터 이익을 보기 시작하는데요. 주가가 자신의 예측대로 흘러가고 있다면 얼마 되지 않는 이익을 성급하게 실현하려고 하지 말고, 이상 신호가 포착되지 않는 한 느긋하게 기다려야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왜 매수 시점을 '심리적 시간'이라고 불렀을까 하는 점입니다. 흔히 알다시피, 이상적인 매수 시점을 찾아내기는 상당히 힘듭니다. 그는 진짜 상승 추세가 형성되는 것이 아닌데도 참지 못하고 매수에 나섰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매수 시점이 올 때까지 참고 참고 또 참아라고 책 전체를 통해 몇 번이고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매수 시점에 '심리적 시간'이란 용어를 붙이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인내심은 수익을 볼 때도 필요합니다. 조그만 수익에 만족하지 말고 추세가 바뀌지 않았다는 판단이 들면 참고 그냥 가지고 가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몇 번이고 강조합니다. 주식에서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 아니라 시간이라고요.

 

2) 주식시장 예측하기

앞서 리뷰한 추세추종론자인 마이클 코벨은 일체의 예측을 거부하였습니다. 제시 리버모어 또한 주가를 예측하는 행위를 '투기'라고 불렀지만, 주식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투기를 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단, 조건이 있는데요. 시장을 예측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예측이 옳다는 사실을 시장이 증명해 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예측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섣불리 행동하면 결국 돈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원래 그런 곳이니까요.

 

3) 손절매하기

 

"경마에서 한 번 이길 순 있지만, 매번 이길 순 없다."

 

제시 리버모어의 투자 원칙을 한마디로 요약해서 써내라고 하면, 저는 '돈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책 전체에서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심리적 시간'에 매수하라는 것 또한 큰 이익을 거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실을 볼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함입니다.

 

위 사실의 연장선상에서 '손절매' 또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강조합니다. 주식투자에서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비결은 큰 수익 사이 사이에서 소규모로 잦은 손절매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손절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손절의 범위는 최대 -10%를 절대 넘어서는 안 되며, -10%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주가의 흐름이 자신의 예상과 다르거나 비정상적으로 흘러가면 즉시 손절하라고 당부합니다. 실제로 자신도 잦은 손절매를 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시장이 위험신호를 보내면 즉시 매도하여 손실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주가가 다시 상승하여 나중에 재진입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위험 신호를 발견하면 장부상 이익이나 손실을 현금화한 뒤, 한 발짝 뒤로 물러날 수 있어야 합니다. 절대로 위험신호에 맞서지 않아야 하는데요. 달려오는 열차는 피하는 것만이 최선입니다. 그래야만 다음에 있을지도 모르는 최적의 매매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제시 리버모어는 최적의 매매 기회는 1년에 4~5차례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아울러 시장 진입 시점과 매도, 손절 시점에 대한 규칙을 정해 두고 무조건 기계적으로 지키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4) 물타기

손절을 강조한다는 것은 당연히 물타기란 없다는 뜻입니다. 제시 리버모어는 물타기는 바보 같은 짓이므로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고 하네요. (저도 이제부터 안 해야겠습니다. ㅠㅠ)

 

요약하면, 상승추세가 지속되면 절대 매도해선 안 되며, 반대로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 매수하면 안 됩니다. 위험 신호가 보이면 즉시 손절로 대응해야 하며,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입니다.

 

피라미딩 전략 책 표지
피라미딩 전략 책 표지

 

 

2. 주가 흐름과 위험신호 포착하기

 

제시 리버모어가 보는 상승하는 주식의 주가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추세 시작(50$ -> 54$로 상승)

주가가 선형 움직임을 보이고 며칠 동안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한다.

② 1차 조정(54$ -> 52$)

1~2일 정도 거래량 감소하는 통상적인 조정이 발생한다. 이 같은 소폭의 조정은 지극히 정상이지만, 만일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이 보인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③ 주가 회복, 신고가 경신(52$ -> 59~60$)

거래량이 회복되면서 주가가 회복되어 신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폭의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

④ 2차 조정(60$ -> 57$, 이 정도 수준에선 3포인트가 통상적 조정임)

주가가 확실한 상승추세를 타고 있을 때 나타난다.

1차 조정과 같은 선상에서 움직인다.

⑤ 주가 상승 속도 빨라짐(60$ -> 68~70$)

거래량은 초반기에 못 미쳐서 주식 매수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진다.

 

위와 같은 주가 흐름에서 벗어난 흐름을 보이면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1차 조정 후 다시 상승하다가 통상적인 조정을 보이지 않고 다음 날 급락하고 나서 그다음 날 다시 강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그다음 날 다시 하락세를 보인다면 이것이 바로 위험신호입니다(리버모어는 고점에서 하루 만에 6포인트 이상의 조정이 발생하면 비정상적이라고 보았습니다.).

 

3. 주도주, 예비금 비축, 전환점

 

1) 선도주를 따르라

주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업종 외에 다른 업종을 관찰할 때는 기존의 주도 업종과 같은 주가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관찰해야 합니다. 이들 주도 업종 내의 선도주(주도주) 2개씩만 골라 4종목을 분석하여 투자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2) 예비금 비축

 

이익금의 절반은 인출하여 따로 비축해 두어야 합니다.

 

3) 전환점을 포착하라

베팅 방법인 피라미딩 전략과 함께 제시 리버모어 투자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전환점입니다. 전환점이란 추세가 바뀌는 지점을 뜻합니다. 2개의 전환점을 찾아내 연결했을 때 상승 추세라고 판단되면 매수 대상에 올려 잘 관찰해야 합니다. 주가가 1차 전환점의 가격대에 다시 올 때가 매수 시점이 되며, 이후 2차 전환점이나 단기 고점을 돌파할 때 추가 매수하는 것이 피라미딩 전략의 핵심입니다. 전환점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2편에서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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