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제무역을 할 때 쓰이는 대표적인 결제 화폐는 달러입니다.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마치 공기처럼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사실은 자연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미국은 1776년 독립을 선언하고 나서도 독자적인 화폐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 외국 화폐를 사용했는데요. 독립을 선언한 지 16년이 지난 1792년에야 비로소 달러가 미국의 공식 화폐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200살이 갓 넘은 달러가 어떻게 서구 열강의 화폐들을 제치고 오늘날 세계의 화폐로 쓰이기 시작했을까요?

 

 

 

 

1.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역사

 

달러의 어원은 체코 동남부에 있는 요하임 골짜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골짜기에서 은광이 발견되자 이곳을 'Tal'이라고 불렀고, 여기서 만든 은화가 세계 각지로 퍼지면서 Taler로 불리다가 음운변화를 일으켜 Dollar가 되었다고 합니다. (출처 : 한국은행(https://www.bok.or.kr/) '화폐 이야기' 중에서)

달러는 '브레튼 우즈 체제'를 기점으로 해서 그 지위에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합니다..금환본위제도를 실시하여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시키고 그 외 다른 나라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함으로써, 달러는 기축통화로 인정받았던 것입니다. 이렇게 잘나갈 것만 같았던 달러도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원인은 바로 베트남 전쟁입니다.

사실 달러 이전에도 세계는 무역을 하였고 이 과정에서 결제수단도 필요했습니다. 달러 이전에 기축통화 역할을 했던 화폐는 영국의 파운드화였습니다. 전 세계에 걸친 식민지에서 들어오는 수입으로 부를 축적한 영국은 자연스럽게 기축통화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 식민지를 잃고 국력이 쇠약해져 달러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죠.

 


미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도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인플레이션에 의한 달러가치 급락과 국제수지 적자를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세계 각국은 달러를 금으로 바꿔줄 것을 미국에게 요구했으나, 닉슨은 더이상 달러를 금으로 바꿔줄 수 없다고 했고, 이는 곧 브레튼우즈 체제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달러에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달러는 이제 단순한 종이쪼가리와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금본위제의 폐지와 변동환율제의 실시로 세계의 금융환경은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새로운 환경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관세를 강화하고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발생하는 등 경제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를 맞이해야 했지만, 달러의 지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달러가 기축통화의 조건인 국제거래에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호환성, 가치의 안정성, 통화 발행국의 선진화된 금융시장 등의 조건을 여전히 충족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2.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화폐의 세 가지 본원적 기능은 교환의 수단, 가치 척도의 수단, 가치 저장의 수단입니다. 이 셋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바로 교환의 수단입니다. 화폐가 일정한 집단에 교환의 수단으로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그 집단 구성원 모두에게 사회적 합의를 얻어야 합니다. 즉, 이것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것을 교환할 수 있다는 믿음 말이죠.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만약 특정한 상품권이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교환의 수단으로서 인정받는다면 화폐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10만 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가지고 해당 백화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쓸 수 있다면 그것이 곧 화폐이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이 널리 이 상품권을 쓰게 된다면 백화점은 상품권을 더 많이 찍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그 상품권을 자꾸 쓰고, 백화점은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입니다. 상품권 액면 금액에서 상품권 제조 비용을 뺀 차액만큼 백화점 이익이 될 테니까요. 이렇게 화폐를 만듦으로써 얻는 이익을 '세뇨리지 효과'라고 부릅니다.

백화점이 미국이고, 상품권은 달러입니다. 미국은 자국의 화폐가 기축통화이므로 우리가 겪은 'IMF 경제위기'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찍어내서 갚으면 되니까요. 우리는 이것을 2007년에 시작된 금융위기 때 목격했습니다.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댐으로써 경제위기로부터 탈출하는 미국을 봤던 것입니다.

 

달러 지폐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마냥 미국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경상수지 적자입니다.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면 국제거래에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호환성, 가치의 안정성, 통화 발행국의 선진화된 금융시장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앞서 말했습니다. 이 중 호환성이 문제입니다. 국제무역을 할 때 결제수단으로 달러를 사용하려 하는데, 막상 달러가 귀해 구하기 힘들다면 그리고 이런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누가 달러를 사용해서 결제를 하려고 할까요? 그래서 미국은 달러를 계속 찍어내어 국제사회에 공급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만년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상품권을 가지고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 백화점이 상품권을 너무 많이 찍어낸 결과 사람들이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과연 상품권을 백화점에 갖다 주면 돈을 줄까?' 이렇게 말이죠. 이런 의심이 현실화되면 더이상 이 백화점의 상품권은 화폐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달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들은 기축통화 역할을 어느 한 국가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바로 경상수지 적자 때문입니다. 기축통화국이 세계의 돈줄 역할을 하면 반드시 경상수지 적자는 쌓이기 마련이고, 그래서 언젠가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것이죠. 영국의 파운드화가 그랬듯이 달러 또한 언젠가는 파운드화처럼 될 운명이라는데요. 그때가 되면 또다른 국가의 통화가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합니다.

달러 다음에는 유로화나 위안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은 하지만, 아마 상당기간동안 달러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지 않으리란 것 또한 전문가의 예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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