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를 가리켜 흔히 안전자산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증명이나 하는 듯, 세계적인 경기불황을 맞아 요즘 엔화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비록 일본의 경제 규모는 세계적이긴 하지만, 일본은 지금 잃어버린 10년, 20년을 넘어 30년을 향해 가고 있는 국가입니다. 이렇듯 30년 가까이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나라의 화폐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것 또한 의문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처럼 금융자산이나 실물자산의 가격이 떨어질 때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왜 엔화를 사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1. 안전자산의 조건

 

세상 사는 것이 힘들어지고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하면, 사람들은 안전자산으로 몰리기 마련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안전자산은 금, 달러, 엔화입니다. 이 셋 중에서 안전한 순서로 따지면 엔 > 달러 > 금 순서로 안전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경제가 어려워지고 금융시장이 안좋아지면 엔화를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기본적으로 제로금리이므로 엔화에 투자하면 이자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단지, 환차익만 기대할 수 있는데, 금을 사더라도 이자는 없으므로 금이나 엔화는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경제위기를 알리는 신문 이미지

 

안전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①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시장리스크, ② 화폐 유동성 문제로 인해서 결제할 때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적은 유동성 리스크, ③ 화폐 발행국가의 신용등급이 높아야 하는 신용 리스크를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 이 3가지 면에서 강점을 가진 통화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것입니다.

 

일본은 세계적인 제조업 국가로서 수출은 물론 내수도 튼튼합니다. 2015년을 기준으로 볼 때, 외환보유고 또한 세계2위입니다. 즉, 엔화에 투자한 자금을 달러로 환전할 때, 달러가 없어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엔화를 달러로 환전해 주지 못하는 유동성 위기를 겪을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신용등급 또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보다 낮긴 하지만 안정적입니다. 안전자산의 요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이러한 이유로 엔화는 안전자산의 지위를 얻었지만, 여기에 더해서 엔화를 안전자산으로 분류하는 3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경제위기시

 

2. 해외 투자

 

일본사람들은 해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1조2천억 달러(약 1천 4백조~1천5백조 원)를 해외의 금융이나 실물자산에 투자하고 있는데요. 이 돈들은 해외의 금융시장이나 자산시장의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다시 국내로 들어옵니다. 들어오는 과정에서 달러를 엔화로 바꾸기 때문에 경기가 하락하는 시기라 할지라도 엔화 자체는 가격이 내려가지 않습니다.

 

엔화 이미지

 

3. 인플레이션

 

화폐의 가치는 인플레이션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어제 1천 원 하는 빵이 오늘 2천 원으로 올랐다면 어제의 1천 원과 오늘의 1천 원은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2배만큼 가치가 하락한 것이죠. 그런데 어제나 오늘이나 빵 가격이 계속 1천 원이라면 화폐의 가치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전자보다 후자의 화폐를 가지고 있는 것이 훨씬 이익이죠.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적거나 없는 나라일수록 화폐의 가치는 더 높습니다. 다시 말하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이 일상화되어 있는 나라일수록 화폐는 값어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것이 일본의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매년 10% 넘는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는 국가의 화폐보다는 10년이 지나도 물가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일본의 화폐가 훨씬 값어치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가가 오르지 않는 엔화를 가지고 있으면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자산 가치를 엔화가 그대로 반영하므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물건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면, 이것은 일본의 비정상적인 상황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달러 엔

 

4. 일본의 제로금리.

 

일본은 무역수지가 언제나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입니다. 그래서 남는 돈으로 해외 투자를 많이 했는데, 여기에는 일본 국내의 제로금리도 한몫했습니다. 미국과 같은 다른 나라의 금리가 3%라고 한다면, 일본은 제로금리이므로 일본 입장에서는 항상 해외투자를 하면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심지어 일본 내에서 엔화를 대출하여 그 돈으로 해외에 달러로 투자하는 '와타나베 부인'도 등장하였죠. 그렇기 때문에 해외 투자에 대한 열기가 높고 자연스럽게 해외투자 또한 증가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서 해외 순 자산은 계속 커지게 됩니다.

 

보통은 해외 순 자산을 처분한 자금이 일본 국내로 유입되어, 그 결과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제로금리를 이용해 엔화를 빌려 계속 해외에 투자하는데요. 이처럼 국내의 돈이 계속 해외로 빠져나가서 인플레이션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엔화는 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 통화이고 그래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심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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