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에서 '공(空)'은 빌 공, 즉 비어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낱말 그대로 풀이하자면 비어서 아무것도 없는 것을 판다는 말입니다. 아니, 대동강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도 눈에 보이는 것을 팔았는데, 없는 것을 판다니? 이게 무슨 말입니까?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주식대여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금 화제가 되는 공매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공매도'란?

 

공매도는 하락장에서 발생합니다. A 기업의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 A 기업의 주식을 가진 사람에게 가서 수수료를 주고 1억 원 치 주식을 빌립니다. 빌린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아 1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 후 주가의 흐름을 관찰합니다.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해서 반값으로 떨어지면, 5천만 원으로 다시 주식을 매입하여 원래 주인에게 돌려줍니다. 밑천 한 푼 들이지 않고 5천만 원을 벌었군요. 이것이 바로 공매도의 원리입니다.

 

공매도는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와 차입 공매도(covered short)가 있습니다. 무차입 공매도란 말 그대로 주식을 빌리지 않고 하는 공매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금지되어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대부분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매도라는 것은 차입 공매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공매도의 수익을 생각해봅시다. 가격이란 0원 밑으로는 내려갈 수 없습니다. 100원에 주식을 팔고 이 주식의 가격이 0원으로 떨어졌을 때 다시 되사면 100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1주당 100원 하는 주식을 공매도하여 얻을 수 있는 최대 기대수익은 100원입니다. 즉, 공매도에서는 기대수익률이 100%를 넘을 수 없습니다. 반면,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무한대로 상승하기라도 한다면 손실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습니다. 1주에 100원으로 빌린 주식이 예측한 대로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1,000원으로 올라가 버리고, 계약 만료일에 이 주식을 다시 사서 돌려준다면 900원의 손실을 보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위험해 보이는 공매도를 왜 하는 것이며 정부는 왜 금지하지 않는 것일까요?

공매도로 인해 하락하는 주가 차트를 나타낸 사진

 

2. 공매도의 장점

 

공매도는 주식의 적정 가격을 어느 정도 유지시켜서 주식시장이 과열되면 버블 형성을 막아주고, 하락장이 되어도 일정 시점에 반대매수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장의 효율성을 유지시켜 줍니다. 이처럼 하락장에도 배팅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계속 공급해 주고 위험 헤지의 수단으로도 쓰입니다.

 

3. 공매도의 단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매도가 순기능을 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공매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아주 큽니다. 이유는 공매도가 본래 도입 취지와는 달리 악용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개인들이 많이 보유한 특정 주식을 일부러 공매도를 해서 주가를 떨어뜨립니다. 계속되는 주가 하락에 불안한 개미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도를 하게 되면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그리고는 공매도를 친 사람은 한참 내려간 주식을 사서 되갚고 큰 차익을 남기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죽어나는 이는 개미들이고요...

 

기본적으로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이는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 기관투자가들입니다. 개인들은 대주거래를 통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있어도 물량 자체가 적고 자금력에서도 상대가 되질 않기 때문에, 사실상 공정한 게임이 아니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누군 되고 누군 안되는 불평등한 게임.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주식의 가격을 공매도를 통해 조작한다는 인식. 이것이 개미들이 바라보는 공매도에 대한 단상입니다.

 

금융감독원은 공매도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를 막기 위해 시장가 바로 위 가격으로만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업틱룰', 공매도를 금지하는 '과열 종목 지정', 특정 종목의 공매도가 과도할 경우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는 '공매도 포지션 및 잔고 보고제도'등의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주식투자로 수익을 얻어 좋아하는 투자자

 

써놓고 보니 공매도를 함으로써 이익을 보는 이는 증권시장, 주식 대여자, 주식 차입자(성공할 경우)이고 손해 보는 이는 개인투자자들이네요. 증권시장은 하락장임에도 유동성이 계속 공급되고 또 상승장일 경우 버블을 어느 정도 막아 줘서 좋고, 주식 대여자는 생각지도 않은 수수료를 챙겨서 좋고, 주식 차입자는 아무것도 없는 맨손으로 수익을 걷어서 좋은데... 개미들은?

 

 

[라디오 속 생활경제/주식] - 공매도 하는 호가창의 모습

 

공매도 하는 호가창의 모습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는 한마디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합법,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미들을 울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무차입

ecodang.tistory.com

 

 

[경제 이모저모] - KTX 환불규정, 이렇게 되어 있어요.

 

KTX 환불규정, 이렇게 되어 있어요.

요즘은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직접 역까지 갈 필요가 없습니다. 코레일톡 앱을 이용하면 손안에서 끝낼 수 있기 때문이죠. 환불도 마찬가지입니다. KTX가 출발하기 전이라면 역시 앱을 이용하

ecodang.tistory.com